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즐거운 건강관리 추구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는 '건강(Healthy)'과 '기쁨(Pleasure)'을 결합한 단어로,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자는 의미입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따라 즐거움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추구하는 건강관리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차피 다이어트할 거 행복하게 하자(어다행다)', '오늘 운동 완료(오운완)'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면서, 극단적인 식이요법보다는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인식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여 2022년 소비 키워드 중 하나로 '헬시플레저'를 제시했습니다.
재미와 편의성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문화는 식음료 업계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곤약 떡볶이, 두부 티라미수 같은 저칼로리 대체식품이나 무설탕 아이스크림 같은 건강 간식들이 속속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열린 2025 서울헬스쇼 현장에서도 헬시 플레저 열풍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에는 단백질 함량을 높인 프로틴 음료, 무설탕 단백질 커피믹스, 저당분 스낵 등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단백질 음료를 맛보려는 대기줄이 20m 넘게 이어졌고, 디카페인 커피 시음 코너에도 점심시간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카페 업계도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는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이 급증했고, 엔제리너스 등 프랜차이즈는 헬시 플레저 콘셉트의 신규 메뉴를 적극 개발하고 있습니다. 디저트39는 제로칼로리 음료 메뉴를 50종 이상 보유하며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헬시 플레저는 MZ세대의 생활 전반에 스며들면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건강관리 문화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저속노화(Slow-aging): 천천히 건강하게 나이드는 삶
'저속노화'는 말 그대로 '천천히 늙기'를 지향하는 건강관리 개념입니다. 노화를 부정하거나 과격하게 거스르기보다는 노화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저속노화는 단기적인 체중감량이나 미용 목적의 관리보다 장기적인 건강수명 연장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기보다는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힘든 운동보다는 꾸준한 운동습관을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과거 웰빙(Well-being)이나 안티에이징 트렌드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저속노화는 특히 2030세대에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대와 30대는 "미리 노화 속도를 늦춰 두면 이후 더 오랜 시간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저속노화 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주목하며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를 겨냥한 단백질·비타민 강화 식품, 항산화 성분을 담은 건강기능식품, 맞춤형 영양식 서비스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건강 전문가들은 저속노화를 위해 단백질·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 유산소·근력 운동 병행,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등을 권장합니다. 이처럼 저속노화는 삶의 전체적인 균형을 통해 나이듦을 준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건강소비 시장의 변화와 전망
헬시 플레저와 저속노화 열풍은 소비시장에도 뚜렷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건강 간식과 영양식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GS25는 지난해 8월 출시한 단백질빵 매출이 8개월 만에 6.4배 증가했으며,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이 69.5%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단백질바, 음료, 스낵류 매출도 지난해 대비 45% 이상 성장했고, 올해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1% 증가했습니다.
CU에서도 5월 건강식품 판매가 전년 대비 254.6% 급증했으며, 올해 1~5월 건강식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해 편의점들은 건강전문 매장을 신설하거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CU는 전국 5천여 개 매장을 '건강식품 특화 매장'으로 운영하며 약 40종의 관련 제품을 갖추었고, 명동역점에서는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시범 도입했습니다. GS25는 단백질 식품 전문 브랜드와 협업해 메뉴를 다양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재미있게 추구하는 MZ세대, 이른바 '헬스디깅(Health Digging)족'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소비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헬시 플레저와 저속노화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새로운 건강관리 문화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합니다. 이 트렌드는 소비자들의 일상과 기업 서비스 기획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식음료는 물론 스마트워치, 모바일 헬스케어 앱 같은 디지털 헬스테크와 개인 맞춤형 영양·운동 프로그램 등 통합 건강관리 솔루션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와 AI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제도적 지원과 올바른 정보 제공이 함께 이루어져야 실질적인 건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영양성분 표시 강화와 건강 교육 확대 같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헬시 플레저와 저속노화는 '건강을 즐기는 문화'를 확산시켜 국민들이 균형 잡힌 삶을 살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통해 개인의 자발적 건강관리가 확산되어 국민 전체의 건강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